인스타 팔로워 [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대통령 꿈 꾸냐고? 권력욕 함몰은 파멸 불러…오직 국민 부름 따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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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주꽃 작성일 26-01-23 00:50 조회 1 댓글 0본문
“당연한 겁니다. 정치인은 지식인의 언어가 아닌, 국민 마음에 직접 닿는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게 제 신념입니다. ‘검찰 독재 정권 조기 종식’ 대신 ‘3년은 너무 길다’란 표현을 제가 만든 것도 그래서입니다.”
- 2024년 3월3일 조국혁신당 창당과 함께 직업정치인의 삶을 시작했어요. 교수 시절에도 정치참여를 했지만 밖에서 보던 것과 직접 뛰어들어 경험한 정치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바깥에서 참여할 때는 제3자적 입장에서 여러 가지 조언과 요구, 비판을 했다면 직업정치인이 된 지금은 반대로 그것을 받는 입장이죠. 그래서 정치는 말의 영역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이름과 책임으로 작은 성과라도 반드시 내고 그 결과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는 자리입니다. 법률적 용어로 결과 책임을 지는 영역이죠.”
- 안철수 의원은 2021년 인터뷰에서 “사업을 하면서 세상 밑바닥을 봤다고 생각했는데 정치는 지하 10층까지 있더라”며 “자기 욕망을 여과 없이 표출하는 동물의 세계”라고 했습니다.
“바깥에서 정치를 봤을 때 지저분하다, 욕망의 덩어리다 이야기하는 게 일면은 맞다고 봅니다. 하지만 안 의원의 비유는 적절하지 않아요. 정도 차이는 있을지언정 기업, 언론, 학교 등 사람이 모인 어느 영역에서든 욕망과 의지가 충돌하고 타협하는 것은 똑같으니까요. 다만 정치는 정치권력에 대한 욕망들이 부딪치는 곳일 뿐이죠. 저는 도덕주의자가 아니기 때문에 욕망과 욕망이 부딪치는 것을 도덕적 잣대로 평가하는 것에 반대해요.”
- 정치인의 옷이 잘 맞습니까.
“맞다고 봅니다. (이른바 ‘조국 사태’가 일어난) 2019년 전까지는 정치라는 옷이 제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그 옷을 입을 계획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2019년 이후 약 6년간의 긴 전이(轉移) 과정을 거쳤죠. 즉 조국혁신당 창당까지 수년간의 고민과 변화 끝에 정치인이 되겠다고 작정하고 나온 것이기에 이 역할에 충실하고자 합니다.”
- 직업정치인의 삶을 결심한 시점은 정확히 언제였나요.
“더 이상 비정치 영역에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한 형식적·결정적 계기는 1심 유죄 판결(2023년 2월·징역 2년에 추징금 600만원 선고)이었습니다. 소명할 건 소명하고 사과할 건 사과했음에도 재판부는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더 근본적 계기는 윤석열 정권의 탄생(2022년 3월)과 이후 그의 행태였죠. 저는 공적 분노를 넘어 개인적으로 몸이 타오르는 분노를 느꼈습니다. 저 꼴은 도저히 못 보겠다는 절박한 마음이 자연스럽게 저를 정치로 이끈 것 같아요.”
- 1심부터 대법원까지 일관되게 유죄 판결이 났는데 본인은 무죄라 본 건가요(2024년 12월 대법원은 조국 대표에 대해 자녀 입시비리 관련 혐의 7개 중 6개, 유재수 전 부시장 감찰 무마, 그리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2년에 추징금 600만원을 확정판결했다).
“딸이 세 차례에 걸쳐 받은 장학금 600만원을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본 것은 평생 법을 공부한 저로서도 법리적으로 이해가 안 됩니다. 팩트는 명확합니다. 저는 해당 교수님께 장학금을 청탁한 적 없고, 그분 역시 제게 뭘 부탁한 적이 없어요. 우리 사법 역사상 자식이 학교에서 장학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아비가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처벌된 사례는 처음일 겁니다. 또 제가 감찰을 무마했고 이것이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는 것 역시 법리적으로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 판결에 ‘승복’한다고 여러 차례 밝힌 것과 법률가로서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은 서로 모순되는 것 아닌가요.
“제가 실제로 승복했기 때문에 감옥에 간 것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는 것과, 법률학자로서 해당 판결의 법리적 타당성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그는 울산대 전임강사로 재직하던 1993년 5월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5개월여간 수감됐다. 2019년 9월 법무부 장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에 대한 질의가 있자 그는 “나는 자유주의자인 동시에 사회주의자”라며 “민주주의 헌법 틀하에서 사회주의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우리 사회에 사회주의 정책이 필요하다는 신념은 여전한가요.
“그렇습니다. 자본주의사회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비전과 사상이 사회주의이기 때문이죠. 물론 이는 마르크스-레닌주의나 주체사상과는 다릅니다. 한국은 사회권 선진국으로 가는 과정에 있고, 사회권 선진국 사상은 이미 유엔 사회권 규약에 있는 개념입니다. 지금껏 우리는 주거 문제를 개인이 돈을 벌어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봤습니다. 하지만 선진국들은 이를 주거권이라는 국가가 보장해야 할 권리로 이해합니다. 국가가 세금을 투입해 대규모 공공임대주택을 짓고 평생 살 수 있게 보장하는 것, 토지 공개념을 강화하는 것 등이 바로 사회권입니다.”
- ‘사회권 선진국’은 조국혁신당 창당 때부터 주창한 개헌을 통한 7공화국 체제의 개헌의 핵심 비전이지요. 현재 대한민국의 사회권 수준을 점수로 평가한다면 몇점이라 보나요.
“언론의 자유를 비롯한 자유권 수준은 A- 정도로 매우 높은 수준에 와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권 보장 수준은 OECD 통계로 봐도 바닥권이죠. 학점으로 치면 B-나 C+ 정도에 불과합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지만, 사회권만큼은 여전히 미흡합니다. 이 간극을 메우고 사회권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지금의 시대적 과제죠.”
- 2012년과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를 적극 지원했어요. 문 전 대통령과는 처음 어떻게 인연을 맺었습니까.
“제 고향 부산에서 팀을 이룬 노무현·문재인 변호사는 존경받는 인권변호사셨기에 알고는 있었습니다. 그러다 노무현 정부 시절, 검찰개혁위원회에 제가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소통하게 됐죠. 당시 문재인 대통령비서실장과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를 논의하며 호흡을 맞췄거든요. 관계가 깊어진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후 낙향해 법무법인 부산 대표변호사로 계셨을 때입니다. 찾아뵀더니 서류를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보고 계시더군요. 제가 ‘변호사님, 이제 변호사 그만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기록을 검토하는 송무 변호사 일은 그만 접으시고, 대선에 나가셔야 한다는 취지였죠.”
- 문재인 변호사는 뭐라 답했습니까.
“그저 씩 웃기만 하셨습니다. 이후로도 저는 기회 있을 때마다 대선 출마를 설득했고, 어느 시점에 결심을 굳히신 뒤 저에게 도와달라고 하셔서 2012년 대선 때부터 아주 세게 도와드렸습니다.”
- 항간에 조 대표가 초기 문재인 정부의 밑그림을 그렸고, 청와대 ‘문고리’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제가 문재인 정부의 세팅을 다 했다거나 문고리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는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 2019년 7월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의 검창총장 임명과 관련해 서로 다른 주장들이 공존합니다. 당시 민정수석실의 검증 결과는 어땠나요.
“당시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윤석열 검사장을 포함한 총 4명의 후보자(윤석열·봉욱·김오수·이금로)에 대해 검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4명 모두 각기 다른 이유로 부적격 판단이 나왔습니다. 저마다 청문회 통과 등에 있어 결격 사유나 우려되는 점들이 있었던 거죠.”
- 그런데 왜 윤석열 지검장이 낙점됐나요. 당시 분위기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지금은 다들 윤석열을 술주정뱅이 폭군이라 비난하지만 그 시점에는 민주당 지지층과 일반 국민 다수가 그를 국정농단 수사를 이끈 국민적 영웅으로 인식했습니다. 심지어 2017년 1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조차 방송 인터뷰에서 ‘대선 공약 1호는 윤석열을 검찰총장으로 앉히는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였죠. 당·정·청 내부에서도 다수가 윤석열을 택해야 한다는 분위기였고, 실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 당시 적극적으로 찬성했던 민주당 의원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이 이제는 자기는 반대했다고 거짓말을 하시더라고요. 참 세상이 이렇구나라고 생각합니다.”
- 조 대표는 당시 민정수석으로서 검찰총장 후보자 4명을 직접 면접했지요. 당시 윤석열 후보자의 답변은 다른 후보들과 어떻게 달랐습니까.
“제가 4명의 후보를 하나하나 면접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과제인 수사·기소 분리와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에 대한 입장을 물었습니다. 다른 세 명의 후보는 조직원들의 반발을 우려하며 ‘국회가 결정하면 따르겠지만, 조직을 이끌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고민을 솔직히 털어놓았습니다. 그런데 똑같은 질문에 윤석열 검사장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검찰총장만 된다면 제가 조직을 다 정리해서 수사·기소 분리, 공수처 설치 다 찬성하겠습니다’라고 호언장담했습니다.”
- 그래서 믿었다?
“아뇨. 저는 오히려 진정성을 의심했습니다. 검찰 조직이 사활을 걸고 반대하는 사안을 본인이 총장만 되면 다 해결하겠다는 말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솔직하게 어려움을 토로한 다른 후보자들의 말이 더 진실하게 느껴졌습니다.”
- 말의 진정성이 의심됐다면 민정수석으로서 더 강하게 반대하거나 막았어야 했던 것 아닌가요.
“저는 저의 그러한 의견 또는 평가와 함께 당내외의 여론, 각 후보에 대한 크로스 체킹 결과를 종합해 보고했습니다. 인사는 민정수석실뿐만 아니라 여러 조직의 점검과 정무적 판단이 모여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결정하는 시스템입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나는 반대했는데 대통령이 임명했다’고 말하는 것은 비겁한 태도라고 봅니다. 제가 정무적 보좌를 제대로 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그런 인사가 이뤄진 것인 만큼 저 역시 공동 책임을 지고 비난을 달게 받아야죠.”
민정수석을 그만둔 그가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2019년 8월9일을 기점으로 ‘조국 사태’가 일어났다.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 자녀 입시비리 등이 연달아 터져나왔다. 그의 행보와 임명 가부를 둘러싸고 진보진영마저 양 갈래로 쫙 갈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9월9일 그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했다. 하지만 결국 10월14일 그는 사퇴했다. 재임 36일 만이다.
- ‘조국 사태’ 초기에 자진사퇴했다면 본인은 물론 가족이 겪은 고통이 훨씬 덜했을 겁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버텨 장관직을 수행한 이유가 뭔가요.
“첫 번째 이유는 저를 향한 공격의 핵심이던 사모펀드 의혹이 명백한 거짓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윤석열 총장은 박상기 장관과 김조원 민정수석에게 ‘조국이 사모펀드로 불법적 대선 자금을 마련한다’는 식의 허위 보고를 하며 대통령을 속였어요. 저는 법률가로서 제가 사모펀드 관련 범죄자라는 낙인을 반드시 깨야 한다고 생각했고, 사실이 아닌 일로 물러날 수는 없었습니다. 실제로 저는 사모펀드 건과 관련해선 기소 자체가 안 됐고 제 배우자도 거의 무죄를 받았습니다.”(대법원은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에 대해 사모펀드 관련 자본시장법(미공개정보) 위반, 금융실명제 위반, 증거 인멸 등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 두 번째 이유는요.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것이 단순히 저 개인의 문제가 아님을 직감했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사모펀드 수사가 막히자 갑자기 딸의 생활기록부를 뒤져 인턴십 확인서 등을 문제 삼기 시작했어요. 그 뒤를 이어 김학의 출금 사건, 울산시장 사건, 월성 원전 사건 등 문재인 정부의 핵심 인사들을 겨냥한 수사가 퍼붓듯이 쏟아졌습니다. 저는 민정수석 시절의 네트워크를 통해 이 수사가 저로 끝나는 게 아니라 문재인 정부 전체를 무너뜨리려는 시작점임을 알게 됐습니다. 저보다 훨씬 많은 보고를 받으시는 대통령도 이를 인지하셨을 것이고 그것이 조국을 임명하신 결정적 이유라 생각합니다. 검찰의 부당한 압박에 굴복하시지 않겠다는 뜻이죠.”
- 윤석열 총장의 목적이 뭐였다고 봅니까.
“1차적으로는 제가 장관이 돼 추진하려던 검찰개혁 2차 과제를 저지하려는 목적이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더 깊은 배경에는 정치적 욕망이 있었다고 보죠.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윤 총장은 김건희를 시켜 2019년 8월께 역술인에게 ‘조국이 대통령이 되는지’를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이는 나를 미래의 정치적 경쟁자로 보고 제거하려 했던 의도가 있었음을 시사합니다.”
- 함성득 교수는 저서에서 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과 독대 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자진사퇴를 통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윤 총장이 윤건영 국정기획실장 등의 주선으로 청와대에 가서 문 대통령을 직접 만나고 왔다고 해서 깜짝 놀랐”(경향신문 2024년 12월17일자 <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다고 말했고요.
“윤 총장이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통해 조국불가론 보고서를 문 대통령께 올리고 당시 김조원 민정수석에게 전화해 아주 강하게 ‘조국을 임명하면 내가 그만두겠다’고 압박한 것은 제가 확인한 팩트입니다. 중요한 건 그 보고를 받은 문재인 대통령의 반응입니다. 대통령께서는 그 말을 듣고 ‘그러면 사표를 받아라’고 단호히 지시하셨습니다. 민정수석이 박형철 비서관에게 지시해 실제 사표 수리 절차를 밟으려 하자, 며칠 뒤 윤 총장이 다시 전화해 ‘제가 과했다’고 사과해 사표를 거뒀습니다. 윤 총장이 당시 대통령을 만났다는 주장은 본인 입으로는 한 번도 밝힌 적 없는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일 뿐입니다.”
- 당시 대통령이 조 대표에게 자진사퇴를 통보했고, 조 대표가 대통령과 독대한 자리에서 “법무부 장관에 임명해주면 매진하여 빠른 시간 안에 검찰개혁을 완성하고 사퇴하겠다”고 간청했다는 얘기도 사실이 아닌가요.
“저는 대통령으로부터 자진사퇴 통보를 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그러니 대통령과 독대해 간청했다는 시나리오 자체가 성립할 수 없지요. 장관 임명은 당·정·청의 시스템 안에서 논의 테이블을 거쳐 결정된 것이지, 개인의 간청으로 될 문제가 아닙니다. 따라서 명백한 소설입니다. 그 책의 의도는 뻔합니다. 부분적인 사실에 상상력을 섞어 윤석열을 살리고 조국을 폄훼하려는 목적이 다분하죠. 그 사람(함성득 교수)은 윤석열 사람이잖아요.”
- 지옥 같은 시간을 버티게 해준 힘은 뭐였습니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가족과 동지들의 힘이었고, 다른 하나는 절대 저자들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단호한 결심이었습니다. 윤석열 총장과 한동훈(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등 이른바 윤석열 일당이 저를 넘어 문재인 정부 전체를 무너뜨리려 함을 간파했을 때, 저는 몸이 불타오르는 분노를 느꼈습니다. 반드시 이들에게 공적 응징을 가하겠다는 결심이 저를 버티게 한 강력한 동력이었습니다.”
- 그래서인지 일각에선 조 대표의 정치가 사회적 정의보다 사적 복수심에 기반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사적 복수가 아닌 공적 응징입니다. 제가 느낀 분노는 단순한 개인적 감정을 넘어선 철학적 의미의 르상티망(Ressentiment)이고, 이러한 분노는 정당한 겁니다. 2019년 이후 윤석열과 그 일당들이 행한 일들에 대해 분노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입니다. 그들은 국적(國賊·국가의 도적), 역당(逆黨·역적의 무리)이니까요.”
- 조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에 대해 수차례 사과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과 과정에서 ‘관례’라는 표현을 써서 잘못을 희석하려 한다는 시선이 있습니다. 평범한 소시민 자녀들이 느꼈을 박탈감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건가요.
“그러한 비판도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제가 잘했는데 사과한다는 식의 말을 한 적은 결코 없습니다. 제가 일관되게 사용한 워딩은 ‘제 가족과 달리 교수 부모가 제공한 인턴·체험활동의 기회를 갖지 못한 분들께 송구하다’는 것이었죠. 이른바 부모 찬스가 없었던 청년들에게는 앞으로도 반복해서 사과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습니다.”
- ‘내로남불’이나 ‘입시 비리’라는 꼬리표가 정치적 행보에 큰 걸림돌이 될 텐데, 이를 어떻게 정면 돌파할 계획인가요.
“비판은 비판대로 수용하되 저는 제 할 일을 할 뿐입니다. 창당 당시 모든 언론이 비난하며 만류했지만, 저는 그 비판을 다 받아들이면서도 결국 성과를 내지 않았습니까? 정치적 비판과 선입견은 제가 정치인으로서 짊어지고 가야 할 몫입니다.”
- 조국 사태는 인간 조국에게 어떤 의미를 지닙니까.
“저는 부모님이 모두 교사였던 안정적인 가정에서 자라 좋은 교육을 받고 상층 계급에 속한 삶을 평생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2019년의 경험은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제가 가진 거의 모든 것이 깨지고 없어지는 압축적이고 집중적인 소멸의 과정이었습니다. 교수직 박탈은 물론, 명예, 지위, 평판 등 식자층이 중시하는 모든 것이 짧은 시간에 사라졌고 딸은 의사직을 반납해야 했습니다. 그 속에서 저는 가루가 되고 재가 되는 경험을 했고, 그 고통의 강도는 대한민국 사법사나 정치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였다고 생각합니다. 그 속에서 다시 시작해 정치인이 된 것이니, 제 인생에 그 의미가 큽니다.”
- 형기의 3분의 1만 채운 채 사면, 복권됐습니다. 설령 억울한 점이 있더라도 법학자인 만큼 형기를 다 채우고 나왔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만.
“사면, 복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지만 조기 사면, 복권에 대한 비판을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이제 그 문제는 지나간 사안으로 조국의 정치를 책임있게 해나가면서 평가를 받겠습니다.”
- 가끔 학자 조국이 그리운 순간도 있나요.
“그럴 때가 있죠. 책을 읽고 싶거나 저만의 조용한 시간을 갖고 싶을 때… 만약 2019년 일이 없었다면, 나아가 재판에서 무죄 판결이 나왔다면 저는 지금쯤 정년 퇴임 논문집을 준비하며 평범한 교수의 삶을 살고 있을 겁니다.”
주제를 조국혁신당으로 옮겼다. 제22대 총선에서 이른바 ‘지민비조’라 해서 민주당과의 협력 속에서 태어난 조국혁신당은 당 안팎에서 ‘민주당 2중대’ 아니냐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조국 대표는 지난 4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가 머뭇거리는 진보적 개혁 과제를 추진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 민주당과 차별화된 정책이 뭔가요.
“부동산 정책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지역구 표심 때문에 말하기 꺼리는 토지 공개념이나 대규모 공공임대주택 건설을 저희는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또한 젠더 정책에서도 민주당은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지만, 저희는 차별금지법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법안까지 제출했죠. 그리고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돈 공천’과 같은 구태를 깨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경쟁을 할 겁니다.”
- 교수 시절 논문과 저서 등을 통해 인권과 여성, 성폭력 문제에 깊은 관심을 드러냈지요. 하지만 정작 조국혁신당의 성비위 사건 처리 과정에선 2차 가해 논란이 있습니다.
“강미정 전 대변인이 겪은 마음의 상처에 대해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가해자들은 제가 비대위원장이 되기 전에 이미 제명 등 징계를 받았습니다. 다만 황현선 전 사무총장(현 당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의 경우 성비위 사건 절차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돼 인재 영입 등 한정된 역할로 복귀시킨 겁니다. 만약 그에게 책임이 있었다면 복귀는 불가능했을 겁니다.”
- 다가올 6·3 지방선거에 직접 출마할 겁니까.
“광역단체장 선거든 국회의원 보궐선거든 반드시 출마할 겁니다. 현재는 전국의 기초 단위 후보들을 발굴하고 배치하는 데 우선 집중한 후 3월 중순까지는 저의 거취를 최종 선택할 겁니다.”
- 많은 이들이 조 대표의 최종 목적이 대통령이라고 생각합니다. 대권에 도전할 건가요.
“저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늘 생각하는 사람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믿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욕망에 먹혀버리는 괴물처럼, 권력욕에 함몰되면 윤석열처럼 반드시 파멸됩니다. 정치인의 운명은 오직 국민이 부를 때 흐름에 따라가는 것입니다. 저는 제 욕망이 대중의 고통 및 바람과 일치할 때만 정당성을 얻는다는 경각심을 갖고, 욕망에 먹히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그 끝에 제가 무엇이 되어 있을지는 국민이 선택하겠죠.”
그는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페이스북에 특정 음악을 올려 심경을 대변하곤 했다. 좋아하는 음악을 묻자 “바흐”라는 답이 돌아왔다. 인터뷰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왔을 때 그는 “재미 삼아 들어보라”며 텔레그램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라단조(Toccata & Fugue in Dm)’를 여러 대의 일렉트릭 기타 합주로 재해석한 동영상(‘신포니티’ 연주)이었다. 장엄하고 질서정연한 원곡에 헤비메탈 옷이 입혀져 응축된 에너지가 폭발하는 선율에서 2019년을 기점으로 껍데기를 벗고 치열하게 ‘전이’됐다는 그의 마음을 읽었다면 과장일까.
5·18 민주화운동 피해자 유족들이 과거 보상금을 받았더라도 국가에 별도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22일 나왔다. 정부 측은 ‘유족들이 1990년대 보상금을 받았을 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인지했다’며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은 유족들이 국가 배상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이날 5·18 민주화운동 피해자의 유족 34명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들의 위자료 청구권은 이미 소멸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에 돌려보냈다.
앞서 5·18 당시 계엄군에게 폭행을 당하거나 숨진 이들의 가족 34명은 1990~1994년 광주민주화보상법에 따라 보상금을 받았다. 당시 광주민주화보상법은 보상금 수령에 동의한 경우 민법상 ‘재판상 화해’가 성립한 것으로 간주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2021년 5월 ‘정신적 손해’ 부분까지 해당 조항을 적용하는 것은 배상청구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며 위헌 결정을 했다.
이후 5·18 피해자와 유족들은 국가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다수 제기했다. 정부 측은 “이미 국가배상 단기소멸시효가 지나 청구권이 없다”고 맞섰다. 국가의 불법행위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손해 및 가해자를 인지한 날’로부터 3년 안에 소송을 내야 하는데, 이 기간을 넘겼다는 것이다. 유족 측은 헌재 결정이 나온 2021년 5월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심은 유족들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 법원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단기소멸시효는 늦어도 보상금 등의 지급결정을 받은 날부터 진행된다고 봐야 한다”며 이들이 소송을 낸 2021년 11월에는 배상 청구권이 이미 소멸했다고 봤다.
대법관 11명은 다수의견으로 원심판결을 깨고 다시 유족 측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국가배상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한다는 의무를 저버리고 오히려 국민에게 불법을 저지른 행위를 사후적으로 회복·구제하기 위해 만든 권리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이른바 ‘과거사 사건’에서는 진실규명의 어려움과 사회의 억압적 분위기 등으로 배상 청구권 행사가 사실상 곤란했다면 이런 사정을 함께 참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헌재 결정이 나온 2021년 5월 이후에야 유족들의 배상청구권 행사가 가능해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국가배상 소송에서 단기소멸시효(3년)의 기산점(손해를 인지한 날)을 정할 때는 “권리행사의 객관적, 합리적 기대가능성”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새 법리를 제시했다.
오경미 대법관은 “원고들의 위자료 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됐으나, 국가가 소멸시효 항변을 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이라 허용될 수 없다고 봐야 한다”는 별개의견을 밝혔다. 이어 “과거사 피해자들 중엔 진실규명 결정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여전히 남아 있는데, 이들은 기산점으로 삼을 만한 단초가 없어 구제가 불가능하다”며 “과거사 사건 피해자 모두에 적용할 수 있는 보다 보편성 있는 법리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노태악 대법관은 “5·18 민주화운동으로 관련자와 그 가족들이 겪은 고통에 대하여 충분한 배상이 이뤄져야 하지만, 현재 법리로서는 가족 고유의 위자료 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봐야 한다”며 “이들에 대한 구제는 입법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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